무작정 게임 만들기 (with unity) - 프롤로그

나는 전역한 지 한 달이 된 휴학생이다.

한창 군대에서 열심히 구르고 있던 8월 초에, 우연히 종합게임 스트리머가 재밌는 게임을 하는 꿈을 꿨다.

평소에 ‘전역하고 뭐하지..’ 하는 고민이 많았고, 습관처럼 하던 알고리즘 공부도 질려가던 시기라, 문득 꿈에서 본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잊히기 전에 간략하게 노트에 적어놨었다.

이 일화를 아는 사람들한테 장난삼아 말하고 다녔는데, 같이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해주신 고마운 분들이 계셨다. (–)(__)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내가 기획자를 맡아야 하는데… 꿈에서 본 1분도 안 되는 내용을 거창하게 “기획”이랍시고 말하려니까… 일단 너무 민망한데다가 할 말도 없는 것이다…

게다가 하필 그 게임이 3D FPS 멀티플레이 게임 이라.. 할 줄 아는 언어라고는 PS 공부용으로 써온 C++밖에 없었던 내가 혼자 감당할 수도 없는 게임이었다.

그래서, 입대하기 전에 같이 스터디를 했던 학교 지인분들 두 분과 함께 그냥 박치기한다는 마인드로 일단 시작해버리기로 했다.

유니티고, c#이고, 협업 툴이고 뭐고 모든 걸 처음 써보는 사람이라 어디에라도 기록을 남겨둬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죽어있던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려고 테마를 이것저것 뜯어보다가 hexo 블로그 에 관심이 생겼었는데, 원래 쓰던 jekyll 블로그와 관리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달라서 다시 jekyll 블로그로 되돌리는 데 장정 나흘이 걸렸다..ㅠㅠ

unitybook

누나한테 추천받은 이 책을 기본서로 정하고 말 그대로 끝까지 읽어만 봤는데, 마침 책에서 최종적으로 만드는 게임 이 3D FPS 멀티플레이 게임 이었다!!

사실 내가 만들 게임에 필요한 에셋을 찾거나 기능을 구현하는 방법은 책보다는 유튜브와 구글에 훨씬 자세히 나와 있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뉴비에게 엄청 기초적인 내용까지 하나하나 알려주면서 희망과 동기부여를 주는 데에는 책이 더 좋은 것 같았다. 내용도 많은데 엄청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초반에는 따라하는 데 에러나 버그도 거의 안 났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다중상속, 인터페이스, 레이캐스트 등등.. 알 수 없는 용어들이 자꾸 늘어나더니,

bb

책을 다 보기도 전에 이 짤이 생각나면서 꿈과 희망이 모두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그래도 이왕 팀으로 시작한 거, 좋은 경험하는 셈 치고 뭐라도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는 계속해보려고 한다.

처음부터 3D 게임으로 시작해서 막막한 것은 당연하다.

매주 궁금한 점과 새로 알게 된 기능들을 일단 여기다 모두 쑤셔 넣어놓고, 까먹을 때마다 무한 셀프참조를 할 것이다.